지난 6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6년을 생각하다

코인이 좋아서 업계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차가 가까워지고 있다. 달라진건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있다면 엄마가 주변 친구분들께 아들 하는일을 설명할때 약간 더 어려워진 것일 것 같다.

실제로 “아들 전역할때 이더리움 하던거 아직도 들고있는건 아니지(?)” 라는 말씀을 물으셨다. 네 근데 그밖에 다양한것도 많다고 하지는 않았다 (자료: 불명의 인터넷 작가)

첫 글로는 요즘 생각들을 간단히 정리하고 앞으로 더 써볼 내용들을 고민했다.

6년 앞뒤로 바라보는 2023년의 크립토

1. 2017년 말에 코인원에서 처음 이더를 샀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3년이라니 믿을수가 없다. 진부한 시간 빠르다는 이야기가 크립토에서는 10x 더 절실하게 와닿는것 같다. 실제로 6년째 만성 수면부족

2. 지금 돌아보는 ’17-’18시즌의 크립토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수준이다. 이더리움은 크립토키티 대유행으로 확장 불가였고, 다른 “알트코인”들도 “했제”는 없는 “간다” 뿐이었던것 같다. 누가 더 큰 꿈을 가졌는지를 백서라는 수단으로 경쟁하던, Price-to-dream(PDR)이 유일한 지표였던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비트코인도 해시레이트 전쟁 등으로 기술 자체가 의심받던 시대 비트코인 500만원, 이더 15만원 시대

3. 빨리감기하여 오늘은 어떤가? 2023년 상반기를 결산하는 지금을 살펴보면 사실 기술이 훌륭하다(…!) 비트코인은 진짜 멈추는게 아닌지 걱정하는 일이 없고, 이더리움은 L2, L3 판이 짜여지며 사실상 모든것이 이미 가능해졌다. 인터넷 세상의 실물자산 기술인 NFT는 가장 먼저 글로벌 크리에이터 생태계에서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며 새로운 경로를 열어가고있고, 대규모 $$$가 들어간 AAA 게임들, 탈중앙 금융과 지급결제 솔루션, STO 등 매스 어답션은 사실상 목전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4. 물론 글로벌 규제는 가장 큰 노이즈다. 어떻게 보면 명백히 필요한 과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적어도 블록체인 기술이 인터넷 서브컬쳐로만 남지 않고 현실 세계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면 말이다. 농담으로라도 말하는 것이, 이제 비트코인 거래소 다 없애버린다는 이야기는 없지 않은가? 미 재무부, 연준, SEC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야기를 주요 안건으로 다룬다는 얘기를 나를 포함한 2017년의 CCT들이 들었다면 대호재화재 로 들었을지도 모른다.

화재입니다 (자료: SNT 슨트 강제존버방) 여담으로 당시 생상된 무수한 코인투자 짤방들을 돌아보면 확실히 느낄수 있다. 사이클은 돌고 돈다는 것을…

5. 6년 후면 2029년이다. 감은 오지 않지만 아마 그때까지도 엄마가 비트코인 가격 떨어지면 걱정하시는 카톡이 멈추지 않아 블로그를 하고 있다면 애플 비전프로를 끼고, 일본에서 열리는 크립토 컨퍼런스 현장에서 옆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다가 재밌는 내용이 있으면 블로그에도 올리고 있지 않을까? 배고프면 배달을 위해 토큰기반으로 만들어지며, AI가 소통을 도와주는 동네 DAO에 접속해서 밥먹을 사람을 찾거나, 운동하러 가면 멤버십은 아마도 회원 정보를 엑셀로 정리하고 발급하는 실물카드가 아닌 NFT 기반 신원인증 결제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6. 하루 대부분을 코인생각으로 쓰는 내 일상에 결국 알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진정한 존버의 레전드 아이콘 피터린치의 명언들은 언제든 곱씹어봐도 지나치지 않다 (기사원문: https://shindonga.donga.com/3/all/13/3416260/1)

“만약 직업이 의사라면 제약, 의료기기 등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IT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정보기술 트렌드를 잘 알 것이다. 밥 먹고 컴퓨터 게임만 하는 사람은 ‘무조건 히트 칠 수밖에 없는 게임’을 기관투자자보다 빨리 발굴할 수 있으며, 연예계에 심취한 젊은이는 대세 연예인이 어떤 기획사에 속해 있는지 확인하고 투자할 수도 있다. (기사 발췌)”.

나로 치면 “블록체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코인 트렌드를 잘 알것이다” 라고 번역된다. 지금의 나는 갈 길이 너무 멀지만, 블로그를 쓰며 생각을 발전시키고 나누며 진정한 코잘알로 성장하기 위한 목표로 정해본다.

향후계획

주로 일상에서 발견되고 머리를 스치는 주인-대리인 문제들이 있다면 글로 정리하고 싶다. 블록체인이 접목되었을때 바꿀수 있고, 시너지를 가져올 인센티브 얼라인먼트 솔루션을 공부하고, 공유하고 싶다. 아래는 최근 스쳐간 생각들로 주로 발전시켜 보고 싶은 내용이다.

  1. 블록체인 토크노믹스에서 “선물”과 “상품” 레이어의 구분
    : 최근 루이스 하이드의 선물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이다(광고아님). 예술 작품의 가치를 평가할때는 돈으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국 작가가 작품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대가 없이 제공하는 “선물”의 레이어가 있고, 분명 존재하지만 이야기하기엔 좀 멋없고 너절해보이는 “상품”, 혹은 “돈 이야기” 레이어가 있다. 비싼 그림을 사러 오는 콜렉터에게 돈 이야기부터 꺼내면 싫어한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의 멋짐 또한 단순히 “보상체계”만의 문제는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STEEM이 인스타그램을 파괴적 혁신하지 못한 이유같기도 하다.
  2. NFT PFP 커뮤니티 경험이 바꾸는것과 바꾸지 않는것
    : NFT 프로필픽쳐 커뮤니티(Bored Ape 원숭이 그림같은)는 사실 디씨인사이드로 성격 형성을 이룬 나같은 사람에겐 너무 익숙했다. 특정 주제로 짤방을 만들고, 고정닉들끼리 친목하고 현실세계에서 만나기도 했던 경험이다. 실제로 나는 친한 사람들에게 직접 그림판으로 프사를 그려주기도 했는데, 이게 비트코인으로 오면 Taproot Wizards다. 다만 이런 재미(선물)의 영역에 플로어 프라이스(상품 가격)이 붙은것이 NFT PFP다 (라고 말하니 짜친다.. 돈얘기 하면 안되는 이유). 돈 얘기를 안하고 커뮤니티의 가치를 보존하는 영지식적 방법도 있지 않을까 단상이 스친다.
  3. DAO가 해결할수 있는것과 해결할 수 없는것
    : 단순히 DAO가 해결하는것이 커뮤니티의 보상체계 문제가 아닌것 같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이야기인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고, 비유하기 좋은 것이 대학교 조별과제다. 그룹의 공통목적은 A학점을 받는것이지만 개인은 루팡하는것이 이득인게 문제다. 스타트업이라면 스톡옵션을 부여해서 강력한 인센티브 얼라인먼트를 부여한다. DAO가 부여하는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 DAO 참여자들이 투표하지 않고 노는지는 그냥 귀찮아서라는 얘기다. 반면 대기업 서버가 착취하고 있다는 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하루 대부분의 스크린타임을 소비한다. 결국 모든것은 재미가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4. 다양하게 접하는 일상 뉴스에서 노이즈와 시그널의 분류
    : 흔히들 크립토가 너무 어려운 이유는 알아야할 것이 너무 많아서라고들 한다.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것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인지, 단순 투자정보의 물살인지는 모르겠지만 코인뉴스에는 정치, 경제, IT가 모두 포함된다. 카오스 그 자체다. 어느날은 전쟁 전문가였다가, 연준 FOMC를 라이브로 시청하고, 업계 컨퍼런스도 참석한다. 비탈릭이 포스팅하는 이더리움 신기술 분석도 봐야한다. 그중 분명 중요한 내용이 있을거고, 아닌 내용이 있을텐데 참 쉽지 않다. 블로그를 통해서는 개인적으로 느끼게 되는 본질적인 내용과 피상적인 내용을 구분하고 글을 써 보고 싶다.
  5. 시대정신으로서의 Web3와 블록체인
    : 사실 나는 개발 베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얘기 전문이다. 정치/경제 인문학적 접근과 가끔 의미없어 보일수도 있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재밌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한 시대의 시대정신은 그 시대가 끝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인터넷 기술이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은 꽤나 분명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큰 틀인 주인-대리인문제를 중심으로 Proxy vs. deputy war 라는 명제를 개인적인 일상 관점에서, 그리고 Web3 기술의 명제로서 발전시켜 보고 싶다.

첫 글이라 중언부언 했는데 일단 쓰고 본것 같다. 고민하는 만큼 춤추는 별이 나온다고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내일 출근을 위해 자야겠다. 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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